말의 속도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중요한 열쇠
link  권대성   2021-05-19

말하는 방식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말하는 속도이다. 말하는 속도가 빠른 것을 능변, 늦은 것을 눌변이라고 부르는데
사람에 따라 확실히 능변인 경우과 눌변인 경우가 있다. 이런 특징은 그사람 고유의 기질이나 성격에서 비롯된다.
사람의 심층심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는 어떤 사람이 여느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을 할 때 상대의 심리를
어떻게 읽느냐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평소 요령있게 말하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더듬는다든지, 그 반대로 평소에는
어눌하던 사람이 입심 좋게 능변을 늘어놓는다거나 할 때, 무슨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상대에 대해 불만이나 적대감을 느끼고 있으면 말하는 속도가 떨어지고 눌변이 되기 쉽다. 반면 마음 속에
무언가 꺼림칙한 구석이 있을 때나 거짓말로 얼버무리려 할 때는 무섭게 빠른 속도로 말하게 되는 일이 많다.

어떤 텔레비젼 좌담회에서 들은 말인데 "남자가 바람을 피우다 집에 들어오면 대체로 부인에게 마구 지껄여 댄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과연 심리학적으로 보아도 일리가 있는 얘기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사람이 걱정이나 불안 또는 공포 등이 그 심층심리에 자리잡고 있게 되면 말하는 속도부터 빨라지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을 빠른 속도로 지껄임으로써 자기 마음 속에 숨어 있는 공포를 얼버무리려 하는 것이다.
대신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생각해 볼 여유가 전혀 없으므로, 공허한 말만을 늘어놓게 되어 눈치가 빠른 상대에게는
곧 이런 심리적 동요를 들키게 되는 일이 많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도 평소에서 과묵하던 사람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말이 많아진다면 ,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그 사람에게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잘 아는 편집자와 전화통화을 했을 때의 일이다. 여느때는 늘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하던 그가 지독히 큰
목소리로 성급하게 말하는 것이 이상하여 나는 곧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잠시 멈춘 사이 내가 슬쩍 "자네 무슨일
있었나? 평소답지 않은데" 하고 말하자 그는 한참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실은...... 부서 이동이 있어서 바라지 않던 자리로 옮기게 됐습니다" 라며 다시 느릿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전화로는 그의 얼굴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말하는 방식이 갑자기 바뀐 것을 보니 꽤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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